[국내학사] 23기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동문 인터뷰
보림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안녕하세요, 저는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입니다. 많은 분이 ‘하모니시스트’라는 용어를 낯설게 생각하시는데요, 피아노 연주자를 피아니스트라고 부르는 것처럼, 하모니카 연주자를 하모니시스트라고도 합니다. 보림 작곡과를 졸업하고서 하모니시스트가 되셨다고 들었어요. 하모니카는 원래 하셨던 건가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네, 원래 하모니카를 연주했었어요. 사실 인생 첫 악기는 6살 때 시작한 피아노였어요. 그런데 피아노는 크고 휴대하기 어려운 악기잖아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휴대할 수 있는 악기를 배워보라고 제안해 주셨고, 초등학교 2학년 때 동네 문화센터의 하모니카 교실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부터 하모니카를 취미로 시작했죠. 당시 만난 선생님께서 정말 잘 대해주시고, 하모니카 소리도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하모니카를 좋아하는 어린이로 자라게 되었죠. 하모니카를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들끼리 하모니카 캠프도 하고 연주회도 하면서 하모니카에 대한 애정이 계속 커졌어요. 하지만 하모니카 전공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니까 취미로 하다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그만두게 됐어요. 그래도 하모니카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고,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기에 고민을 시작했죠. 그렇게 내린 결론이 ‘당장 하모니카로 꿈을 펼치는 건 어려울 테니 공부해 두면 어떻게든 쓰일 것 같은 작곡, 음악이론 쪽으로 대학을 가보자!’ 였어요.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서 학업과 별개로 하모니카 연주자로서의 커리어는 따로 쌓아왔습니다. 보림 국내에는 하모니카 관련 학과가 하나도 없나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없어요. 사실 다른 나라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하모니카는 다른 오케스트라 악기에 비해 역사가 짧아요. 그래서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있는 상태가 아니죠. 이 악기는 주로 몇몇 천재적인 비르투오소에 의해 발전된 케이스예요. 제 노르웨이 선생님*과 그분의 선생님**,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연주자이신데, 이렇게 두 분이 큰 영향을 미쳤어요. 이분들을 통해 악기도 많이 개발되고 레퍼토리도 만들어졌죠. 여전히 이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은 극소수고, 보통은 재즈나 팝을 연주해요. 클래식 작품을 연주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제 선생님은 거의 유일하게 남아 계신 분이고, 저는 운 좋게도 그분과 인연이 되어 노르웨이까지 가서 공부할 수 있었죠. *지그문트 그로븐(Sigmund Groven, b.1946) **토미 라일리(Tommy Reilly, 1919-2000) 보림 하모니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일단 휴대가 가능하다는 점이 엄청난 매력이에요.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어디서든 연주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하모니카를 '포켓 피아노'라고도 불러요.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만큼 작아서 그런 이름이 붙은 거죠. 또 하나의 매력은 음색이 다양하다는 거예요. 내뱉는 호흡만을 사용하는 보통의 관악기와 달리, 하모니카는 호흡을 불고 마시는 두 가지 방식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호흡을 조금만 변화시켜도 음색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죠. 또 입 모양, 입 크기, 무는 압력 등에 따라 음색이 크게 달라져요. 연주자 개인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악기라고 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이 악기는 관악기인데도 다른 관악기들처럼 운지를 사용하지 않고 열려있는 구멍에 입을 대고 연주해요. 여러 구멍을 동시에 물면 화음을 낼 수 있는데, 이렇게 단선율뿐만 아니라 화음도 연주할 수 있는 점이 큰 음악적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림 올해 1월 <이윤석의 쉽게 배우는 크로매틱 하모니카 1>이라는 책을 내셨다고 들었어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네, 국내에 하모니카 책이 있긴 하지만, 주로 취미로 하모니카를 연주하시는 분들이 오랫동안 자신이 배운 것을 토대로 만든 책들이에요. 그분들이 음악을 전공하거나 하모니카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틀린 정보가 많습니다. 그런 책들이 계속 보급되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하모니카 연주법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정립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원고를 쓰기 시작했어요. 외국에서 하모니카를 전문적으로 공부해 온 사람은 저밖에 없으니까요. 이렇게 완성된 원고를 들고 출판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제가 직접 ‘레가토’라는 이름의 출판사를 차렸어요. 레가토는 음과 음을 부드럽게 연결하라는 뜻의 음악 용어인데, 이 레가토처럼 음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지은 이름입니다. 보림 출판사를 차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쉬운 일이 아니죠. 정말 눈물 나는 일이어서 시간 안에 다 설명할 수가 없어요(웃음). 당시 코로나 때문에 부는 악기를 다루는 책은 기존 출판사를 통해 내기 어려웠어요. 출판사들은 영리 목적이니까 시장성을 보고 결정하거든요. 또 빨리 시리즈를 내고 싶었는데, 출판사와 하면 딜레이가 생기고, 인세도 정말 적죠. 그래서 차라리 회사를 하나 더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올해 1월에 교본 1권을 출판했고, 사실 4월에 두 번째 책도 나왔어요. 첫 번째 교본을 배운 사람들이 연주할 수 있는 수준의 악보집이에요. 피아노 악보와 파트보, 피아노 반주 MR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이 교본과 악보집을 시리즈로 낼 생각이에요. 보림 작곡 전공을 하셨던 것이 여기서 이렇게 나오네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네 그럼요, 편곡도 제가 다 하고 피아노 MR도 제가 다 만들었어요(웃음). 보림 일주 장학생 시절 기억에 남는 멘토링이 있으신가요? 멘토링 때 하모니카 수업을 하신 건지도 궁금해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맞아요. 하모니카 멘토링을 했었고, 그때 그룹홈 내에서 초중등 아이들 세 명 정도를 만나서 지도했었죠. 그리고 태광그룹에서 지원하는 행복나무 합창단에서도 멘토링을 했어요. 그룹홈 아이들이 합창단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합창단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모니카를 가르쳤습니다. 그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멘토링을 한 다음에 연주회를 했었거든요. 연주회 프로그램 중에 동요 메들리가 있었는데, 거기서 아이들이 중간에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했어요. 하모니카를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합창 중간에 간주가 나올 때 하모니카를 꺼내서 연주했죠. 그 경험이 저에게는 아주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일이었어요. 보림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신가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지금 벌려진 것을 다 수습하는 게 목표예요(웃음).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연주자로서의 다음 스텝은 외국 연주 커리어를 쌓는 거예요. 올해 5월에 나고야, 히로시마, 도쿄를 돌며 일본 연주 여행을 했었는데, 일본이 한국과 가까우니까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쉽지는 않겠지만,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제가 노르웨이에서 공부했으니까, 노르웨이에서도 연주 활동을 늘려보려 해요. 이렇게 외국 연주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림 혹시 다음 책 출간 계획은 있으신가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가을에 나와야 할 책이 하나 더 있는데, 이게 책 한 권을 위해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요. 종이 두께부터 페이지 수까지 결정해야 하고, 디자이너 컨택이나 마케팅도 엄청 중요해요. 책을 출판하는 것만큼 파는 것도 고민해야 하더라고요. 상반기에 이미 두 권의 책을 냈으니, 하반기에 하나만 더 내도 만족할 것 같아요. 보림 마지막으로 일주 장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윤석 하모니시스트 일주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공부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경쟁도 심했을 테고, 특히 예체능 학생들은 장학금 받기 너무 힘들잖아요, 뽑는 곳이 없어서.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에, 내가 큰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해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공부하는 이 시간을 정말 알차게 써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누군가가 나에게 투자해 준 거잖아요. 나중에 꼭 직접적인 보답이 아니더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도 일주재단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공부했기 때문에, 저 또한 나중에 성공하면 이런 재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따뜻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성자: 일주 9기 기자단 강보림
관리자
202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