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박사] 33기 신규 장학생 인터뷰 2편
1.이민규 장학생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노화 앞에서도 건강하고 당당한 미래를 꿈꾸는 이민규입니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하였고, 올가을부터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화학생물공학 박사과정으로 학업을 이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2. 화학생물공학이라는 전공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선택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화학생물공학은 화학공학과 생명공학의 원리를 활용하여 인류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학문입니다. 명함만 보고 화학과 생물만 다룬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화학/수학/물리학/생물학/프로그래밍의 지식과 연구론을 총동원하여 의약품/반도체/에너지/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화학생물공학의 목표입니다. 대학교 진학 당시 화학생물공학을 선택한 이유는 수과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성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관심사가 넓어서 한때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찾아보니 화학, 생물학과 연관된 주제라면 전부 화학생물공학의 연구 범위 안에 떨어지더군요. 그렇기에 안전하게 선택의 폭이 넓은 화학생물공학을 선택하였습니다.막상 화학생물공학에 발을 들이고 나니 다루는 것이 많은 만큼 쓸데없이 넓고 얕은 지식만을 쌓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실제로 뒤늦게 생명공학으로 길을 정한 후 그동안 쌓아왔던 생명공학 이외의 지식은 전부 수포가 되는 것은 아닐지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시작해 보니 의외로 학부 과정에서 배운 넓고 얕은 지식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갈고 닦아온 화학공학, 프로그래밍 지식이 생명 현상을 분석하는 틀을 깨는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였고, 덕분에 유수의 생물학/생명공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저만의 차별화된 기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화학생물공학의 특별함이자 매력은 학제 간 지식의 “융합”에서 나오지 않나 싶네요! 3. 해외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결심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제가 졸업한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는 신기할 정도로 해외 대학원으로의 진학률이 높은 편입니다. 학점도 높고 연구 성과도 대단한 존경스러운 선배님들께서 졸업하신 후 해외 대학원에서 꿈을 펼쳐 나가시는 모습을 거듭 지켜보다 보니, 저 또한 자연스럽게 같은 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명공학, 구체적으로는 노화와 관련된 생명 현상을 분석하는 연구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해당 분야 최선단에 위치한 미국으로의 유학이 최선의 선택지였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은 마땅히 고생스러운 것, 고생스러울수록 결실도 달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유학길의 고통 정도는 감수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4. 학부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은 활동이나 이것만큼은 꼭 했으면 좋겠다는 활동이 있으시나요? 활동의 종류를 막론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활동을 하시길 바랍니다! 나의 할 일, 연구 주제, 가치관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남들이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다보아야 우물 밖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그런 활동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우수학생센터 “공우” 활동이었습니다. 공우는 공부든, 연구든, 대외활동이든 자신의 관심 분야에 정말 진심인 친구들이 모인 단체입니다.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해 왔는데, “진짜”들을 만난 순간 제가 오만했다는 깨달음과 함께 자신의 기준을 더더욱 높일 수 있었습니다.또한 다소 멀어 보이는 목표를 향하는 저로서는 항상 불안감이 있었는데, 저 못지않게 원대한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공우 친구들로부터 자극과 위로를 받으며 불안감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해외 대학원과 일주학술문화재단 장학생에 지원할 때도 서로 조언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좋은 기회들을 많이 잡을 수 있었다니 참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5. 일주 장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선배님의 인생 영화/책이 있으실까요?한스 로슬링의 책 <팩트풀니스>를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흔히 빠지는 왜곡된 인식과 편견을 짚어보고, 실제 데이터와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법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현재 냉소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암울한 미래에 대한 뉴스가 빚어낸 냉소주의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필요 이상으로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두려움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더 정확하게 바라보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세계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동시에 많은 부분에서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앞으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가장 크게 일조할 우리인데, 냉소주의에 지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6. 앞으로의 진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일단 박사과정 중에는 액체-액체 상분리 연구를 처음 제안하신 Clifford Brangwynne 교수님과 협업하여, 노화와 응집체 이상 현상 간의 물리화학적 고리를 밝혀내고, 이를 바탕으로 이상 현상을 해결하는 공학적 방법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응집체 이상 현상 자체에도 관심이 많지만, 생명현상을 물리화학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는 일반적인 방법론을 배우는 것이 목표입니다.박사과정 이후에는 노화와 관련된 다른 생명현상에 적용하여 범위를 넓히고자 합니다. 후성유전학적 정보 손실을 연구하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David Sinclair 교수님, 텔로미어 길이 감소의 원리와 영향을 탐구하는 록펠러 대학의 Titia de Lange 교수님과 협업하기를 희망합니다. 노화 연구에 특화된 연구소인 Buck Institute, 생명공학 기업인 Calico Life Science도 후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노화 현상 연구에 한 획을 긋는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제가 학부 때 연구를 하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지금으로서는 좋은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갈증이 큰 상태이네요! 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저는 주변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꽤나 늦게 관심 주제를 찾은 편입니다. 특별히 가리는 분야가 없어서 공부 자체는 즐겁게 했지만, 연구 주제를 선택하지 못하고 3학년 여름방학 때까지 방황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생명과학 저널 | 에서 노화 상태를 되돌리는 “역노화” 연구를 접하였고. 생명공학 연구로 고령화 사회를 돌파한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깨달았습니다. 당시 노화 관련 연구를 해보겠다는 막연한 결심이 지금의 저로 스스로를 이끌었네요.늦게까지 구체적인 진로나 연구 분야를 정하지 못해 조급함을 느끼는 분들이 주변에 계실텐데요, 저 또한 그러했던 사람으로서 조언을 드리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거쳤던 과정이 고통스러운 방황이 아닌 행복한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로든, 연구 분야든 모든 선택지가 각자의 매력과 장점을 가지기 때문에 우리는 고민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학부를 졸업한 후 심사숙고 끝에 진로를 결정한 동기들과 선배님들을 보니,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몰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어떤 선택을 하든 미련보다는 만족이 크리라고 장담합니다.그리고 여러분에게도 운명의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 순간은 특정 강의를 수강하다가, 교수님과 면담하다가, 어떤 논문을 읽다가, 지하철에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다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옵니다. 물론 동아리, 인턴,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면 운명의 순간을 더 빠르게 만나게 되실 겁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하지 말되, 마음 가는 대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설령 선택이 남들보다 늦더라도, 그만큼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달려 나갈 것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늦바람이 정말 무섭습니다!1.김예주 장학생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린스턴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을 시작한 김예주입니다. 학부에서 심리학, 석사 과정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한 뒤 지금은 심리학과 연구실에서 사회신경과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주제는 사람들이 언어적 상호작용을 통해 공유하는 정신적 표상이 대화 중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같은 곳에 있어도 각자의 시선을 통해 서로 다른 세상을 보게 되는데,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때 조금 더 비슷한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2. 심리학이라는 전공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선택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 과정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사람을 공부한다고 하면 흔히 인문학을 떠올리지만, 심리학, 특히 뇌신경과학 분야에서는 보다 자연과학적 접근을 취해 사람들에게 외부 자극이 주어졌을 때 뇌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관찰하고 측정합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많은 대상들과 비교해 스스로 말하고 웃을 수 있는 인간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동시에 매력적인 연구 대상입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주관하는 뇌라는 기관을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 심리학 전공을 선택했습니다.심리학 안에서도 사회신경과학 분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상호작용을 주요 주제로 다룹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받는 언어가 사회적 연결망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서로의 생각을 유추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뇌가 어떻게 동기화하는지 등 아주 흥미로운 주제들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3. 해외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결심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심리학은 비교적 최근에 태동한 학문이고,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부 수준 이상의 심리학 연구를 위해서는 보다 연구 자원이 풍부한 미국에서 학업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석사 과정 중 사회신경과학 연구를 진행하며 신경 동기화 주제에 강한 흥미를 느꼈고, fMRI 하이퍼스캐닝 장비 등 높은 수준의 실험 환경이 갖춰진 프린스턴 심리학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실제로 프린스턴에 와보니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양의 연구 자원이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분야 연구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인간 참가자들을 직접 대면하는 심리학 실험의 특성상 연구자들간 연구 환경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진행하며 얻는 이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4. 학부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은 활동이나 이것만큼은 꼭 했으면 좋겠다는 활동이 있으시나요? 연세대학교 학부 시절 미국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UIUC로 1년간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이전까지 해외에 길게 체류한 경험이 없던 저에게는 훨씬 넓은 세상을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방학에는 열심히 미국 곳곳을 여행했는데, 이때 보고 들은 것들이 기억에 강하게 남아 생각을 키우는 한편 마음껏 도전하는 태도를 가지게 했습니다. 당시 기숙사에서 만난 미국 친구들과 여전히 연락하고 종종 만나기도 합니다.또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해외 대학에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저는 UIUC 심리학과 연구실 두 곳에서 연구 보조로 일했는데, 직접 실험을 진행하고 박사과정 선생님들과 연구 질문을 논의해 본 경험이 이후 진로 계획에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학부 과정 중 경험할 수 있는 교환학생 생활은 놀라울 만큼 좋은 기회이니 꼭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5. 일주 장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선배님의 인생 영화/책이 있으실까요?어려운 질문이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은 John Green의 ‘The fault in our stars’와 최인훈의 ‘회색인’입니다. 줄거리를 조금 설명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직접 읽으면서 즐기시기를 추천합니다.가끔 삶이 가지는 의미에 관해 고찰하고 싶어질 때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습니다. 인생에는 분명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들이 존재하지만 누군가가 최선을 다해 고민해 둔 답변을 들여다볼 때 왠지 위안과 용기를 얻기도 하니까요. 스스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확신을 가지게 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6. 앞으로의 진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현재로서는 박사 학위 취득 후 대학에서 학자로서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선 박사 과정 중 중요하고 명확한 연구 질문을 찾고, 엄밀한 실험으로 검증하는 경험을 쌓고자 합니다. 연구가 쌓여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저만의 이론과 근거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이후에는 미국 또는 한국에서 교수로 임용되어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연구자로서의 또 다른 목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임상군의 효과적인 언어적 의사소통을 돕는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쉽게 상상하지 못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에 관해 꾸준히 생각하면서 연구의 버팀목이 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학부 과정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폭넓은 진로 기회를 탐색하는 동시에,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특성과 취향을 알아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즐거운 시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해봐야 합니다. 저는 단순히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코로나19 시기 집 앞 도서관을 오가며 2년간 지역 구술 기록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덕분에 몇 편의 출판물과 함께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얻었습니다. 당시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인터뷰 질문을 기획하고 구술 기록을 직접 정리해 보는 경험이 이후 연구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드게임을 좋아해 학부 시절 보드게임 동아리원으로 활동했는데, 석사학위논문 실험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동아리에서 알게 된 보드게임 아이디어를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꿈을 꾸고 싶지만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재미있고 하찮은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1.김민수 장학생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국의 Cambridge University의 Department of Politics and International Studies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된 김민수입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와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에서 학부를, 외교학전공에서 석사를 마쳤습니다. 현재는 국제정치이론, 특히 서구중심성을 넘어 다양한 지역의 정치 경험을 이론화 하는 Global IR Theory라는 학문적 흐름 속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2. Department of Politics and International Studies(POLIS)이라는 전공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선택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Cambridge의 Department of Politics and International Studies(POLIS)는 2009년에 Department of Politics와 Centre for International Studies가 합쳐져 만들어진 학과인데요, 한국으로 치면 정치외교학부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때 Department of Politics 즉 정치학과도 원래는 역사학과의 일부로 있다가 2004년에서야 별도 학과가 되었는데요, 이러한 기원 때문에 Cambridge POLIS는 실증적/계량적 연구를 선호하는 미국의 정치학과와는 달리, 역사적/철학적 맥락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는 학부에서는 역사를 전공했었는데요. 과거가 결코 하나의 단절된 혹은 구분 가능한 시간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제 공부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과거가 현재의 우리를 이루고 있고, 그런 우리가 다시 미래를 살아가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개념도 순전히 일직선의 형태가 아닐 수 있는 거죠. 인간 삶의 핵심적 부분을 차지하는 정치의 목표나 기획도 당위적이거나 경험적인 형태로 표현된다고 한다면, 이 역시 역사 속의 수많은 논의나 경험들과 떨어트려 놓은 채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에서 하려는 작업은 17세기 이래 동아시아의 국제적 교류와 그 속에서의 정치적 경험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읽어내는 동시에 이론화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그 동안 국제정치학 안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동아시아의 국제정치 경험을 소개하는 한편 그 정치적 자산의 현대적, 실천적 함의를 고민하고 싶습니다. 3. 해외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결심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앞선 질문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우선 해외 유학을 가게 되면 저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학자들이 훨씬 많고, 저보다 앞서 공부하면서 깊이 있는 학문적 영역을 구축한 분들과 함께 공부하고 작업할 수 있으리라는 점이 하나의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다 넓은 세계에서 다양한 학문적 자극을 받고 제 시야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제가 학자로서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여 해외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4. 학부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은 활동이나 이것만큼은 꼭 했으면 좋겠다는 활동이 있으시나요? 학부 시절에는 ‘꼭 무엇을 해본다’기보다는,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또 확장해보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것을 혼자서만 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업, 동아리, 외부활동, 취미생활, 공부, 아르바이트, 여행 그 무엇이 되었든 아마 자신이 익숙하고 잘 알고 있는 세계를 벗어나서 그 밖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과 삶의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자신만의 길을 단단하게 만들어나가면서도 그 길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5. 일주 장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선배님의 인생 영화/책이 있으실까요?좋은 책과 영화가 너무 많아서 하나만 고르기가 어려운데요, 저는 어떤 전공을 하든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을 읽어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나 통찰에서 배우는 점이 많거든요. 특히 시나 단편소설은 분량상 부담이 없으면서도 곱씹어 여러 번 읽을 때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틈틈이 보는 편입니다. 저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 여러 삶의 조건 속에 놓인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생각, 그리고 그러한 인간 삶의 목적을 다룬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시집은 자크 프레베르의 <절망이 벤치에 앉아 있다>, 단편 소설은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장편 소설은 위화의 <인생>을 추천하도록 하겠습니다. 6. 앞으로의 진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일단 출판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좋은 박사논문을 쓰는 게 단기적인 목표이고, 영국이나 미국에서 포닥을 하면서 다음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제정치학 분과 내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시되지 않은 동아시아의 정치적 경험을 통해 보다 포괄적인 국제정치이론을 발전시키고, 현재의 국제정치에 대한 새로운 통찰에 기여할 수 있는 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함께 선발된 33기 친구들이 학문적인 면에서나 인간적인 면에서나 모두 뛰어난 사람들이라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 같이 박사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각자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 11기 기자단 서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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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