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그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계승하다
관리자 2021.02.09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그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계승하다
- 일주학술문화재단 이동국 사무국장 인터뷰 -
대한민국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90년에 태어난 일주학술문화재단의 나이도 어느새 서른을 넘겼습니다. 강산도 세 번 변할만큼 30여년 세월동안 세상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일주는 처음 정신을 지키기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주학술문화재단의 무주상보시 정신에 기반하여 재단 운영을 담당하는 이동국 사무국장님을 인터뷰 하였습니다.

▲ 일주재단 설립자 태광그룹 창업주 이임용 회장님과 함께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주학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이자, 태광그룹의 홍보를 맡고 있는 이동국 전무입니다. 태광그룹에 2007년에 입사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대학 졸업하고 사회학을 전공했는데 기자를 하고 싶어 한국일보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17년간 했습니다. 기자란 직업은 주로 남이 하는 일을 보고 훈수 두는 업이라 더 늦기전에 무언가 만드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 기업에 입사하여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Q. 현재 일주재단에서 어떤 업무를 주로 하고 계시나요?
사무국장으로서 저는 재단 전반적인 운영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광그룹에서 운영하는 일주학술문화재단과 세화예술문화재단에 주어진 한정적 재원을 이용하여 보다 더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학생들이 나라의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가진 한정적 재원의 도움을 정말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인가를 찾는 것 역시 중요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세화예술문화재단은 예체능 계열 작가를 지원하는데,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보다는 예술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지원을 하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재단의 설립 목적에 맞게 재단의 기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일주재단의 설립 목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재단의 설립자이신 일주 이임용 회장님은 태광그룹을 1950년에 창업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옛말이지만 1세대 창업인들이 모두 가졌던 창업보국의 정신으로 기업을 경영하셨습니다. 일주 회장님도 누구보다 내실 경영을 중시하셔서 창사 40주년이 되는 1990년까지 창사 기념식도 열지 않았습니다. 허례허식을 타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대신 회장님이 말씀하시길 “우리 기업이 40년이나 되었고, 그동안 적자를 본 적이 없으니 창사 40년에 걸맞는 멋진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 비단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내가 사재를 내놓을테니 장학재단을 만드는 게 어떻겠는가?” 라고 하셨습니다. 선대 회장님의 재단을 만드신 제일 큰 뜻은 불교용어의 ‘무주상보시’라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남을 돕는데 아무런 의도를 밝히지 마라. 성경의 마태복음에도 남을 구제할 때 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돕는다면 그건 돕는게 아니라는 거죠. 그렇게 재단을 만들면서 우리는 장학사업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무주상보시의 정신에 따라 재단에서는 어떤 조건도 달지 않았습니다. ‘태광그룹에서 일을 하라’거나 ‘대한민국에 돌아와 연구활동을 해야한다’ 또는 ‘장학금을 받는 동안 태광에 글을 써야한다’는 등의 조건이 없었습니다. 단지 수여식때 선대회장님이 장학생들과 함께 장학금을 전달하면 끝이었습니다.
이러한 정신은 그 당시 해외박사 장학생들의 기억에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흔히 30대 대기업 회장실이라 하면 엄청 으리으리할 것을 상상하기 마련인데 보통 학교 서무실만 합니다. 해외박사 장학생은 보통 여름에 선발하니까 한창 더울 때 수여식이 열리는데, 회장실에 에어컨이 없습니다. 의아해한 해외박사 장학생들이 “더운데 왜 에어컨을 안 켜십니까?” 하니 회장님께서 “여공들이 이 무더위에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일을 하는데 사무실에서 여공이 벌어다 준 돈으로 에어컨을 켜고 있어도 되느냐” 하면서 장학생들에게 “이 돈은 당신들보다 10살도 더 어린 여공들이 밤낮 잠 못 자고 일해서 번 소중한 돈이요. 해외에 나가서 이 돈으로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부디 열심히 공부해서 이 나라의 인재가 되길 바라오.”라 하셨습니다. 귀한 돈으로 공부하여 누구에게나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것이 재단의 설립 취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그룹홈 멘토링을 통해 장학생들에게 무형의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것을 권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합니다. 특히 서울, 지방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삶에 노력하고 가진 것을 베풀 줄 아는 그런 학생을 만나길 원합니다.
Q. 정말 인상적입니다. 이런 일주재단만의 장점이 궁금합니다.
저희 재단은 재단의 기금 운용에 있어서 대한민국 어느 재단보다 가장 모범적인 재단이라고 생각해요. 일주재단과 세화재단을 합친 전체 재단의 규모는 상당히 큰 편입니다. 그런데 우리 재단의 이사님들은 모두 무보수로 활동하십니다. 게다가 이런 규모의 재단 중에 재단 소속 이사장실도 없고 이사님들 비서나 차량 등으로 나가는 비용도 전혀 없습니다. 재단에서 필수로 집행될 정말 최소한의 행정비용을 제외하고는 불필요한 지출이 전혀 없습니다. 이 역시 허례허식을 타파하고자 하셨던 재단의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무주상보시의 정신으로 장학금 수혜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재단에서 일주재단 장학생임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장학사업을 많이 개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14,15년부터 학사 장학생들 간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고 덕분에 저 역시도 학생들과 많이 접촉하게 되었습니다.
Q. 오랫동안 재단 운영에 몸담으신 만큼 기억에 남는 장학생들과의 추억이 있으실까요?
2015년도에 많은 사업들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직접 접할 기회가 늘었습니다. 여름방학에 열리는 장학생들 캠프도 같이 즐기고 재단 차원에서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도 열어 학생들과 함께 몸을 비비면서 지냈습니다. 봉사활동을 끝내고는 삼겹살집 빌려 뒤풀이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으니까요. 이런 경험 덕분에 제 자녀들 같이 젊은 학생들과 있으면서 우리 아이들 또래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웃음)
또 과거 인문 혹은 이공계열 학생들만 선발하던 것에서 벗어나 예체능 계열 학생들을 선발해 지원하고 이를 통해 그룹홈 아이들에게 더 다양한 멘토링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결과로 장학생들의 멘토링을 받은 세 곳의 그룹홈에서 음대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돈이 들어가는 피아노 레슨을 대한민국 최고의 음대에서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이 열과 성을 다해 멘토링 했습니다. 특히 입시기간에는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개인 시간을 추가로 할애해 멘티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 결과를 보고 저도 뿌듯했지만 정말 기뻐했던 사람은 우리 일주장학생들이었어요. 지금도 이러한 예체능 그룹홈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학사 장학생 워크숍, 여름캠프에서
▲학생들과 함께한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에서
Q. 향후 재단 운영에 있어 중점을 두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소통을 적극 강화하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소통에는 세 축이 있습니다. 재단, 재학생, 졸업생. 현재 재단과 재학생 관계는 여러분의 인생설계를 도와줄 수 있는, 비단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4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는 우리 재단 모기업의 인사 고위임원들과 함께 인사 실기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우리 그룹에는 제조업, 레저, IT, 금융, 컨텐츠 생산 등 다양한 부문이 있으니 이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재단과 재학생의 관계를 증대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재단과 졸업생은 현재 해외장학생들과는 잘 연결이 된 편입니다. 다만 학사 졸업생들과는 아무래도 끊겨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 부분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확인되는 졸업생들 중에는 기업, 공직, 학계 등에 진출한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각 분야 별로 진로고민을 많이 할 2학년이나 3학년 때 연결할 기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현재는 코로나라 상황이 어렵지만 재학생들 간에도 다양한 교류의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소모임이 정말 많았고 덕분에 CC도 많았습니다.(웃음) 그러다보니 나중에 취업할 시기에는 그 학생들끼리 정보교환도 하고 서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재단에서 이런 기회를 잘 만들어 주리라 기대합니다.(웃음)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일주재단의 장학생이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하나의 자신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취업을 할 때 일주장학생이었던 게 어마어마한 강점이 될 것입니다. 그건 바로 국내 유수의 재단에서 엄선한 재단 장학생이었다는 것과 덧붙여 대학생활 동안 다른 학생들은 대부분 갖지 못하는 봉사의 경험을 갖는 점입니다. 이는 개별적인 봉사가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하나의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학교를 떠난 공간에서 경험할 사회경험은 군대나 아르바이트, 혹은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인데 이는 상당히 개인적입니다. 그런데 재단에서 하는 그룹홈 멘토링이나 소모임은 학교에서 벗어난 새로운 사회경험입니다. 실제로 졸업한 장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취업할 때 도움이 엄청 많이 된다는 걸 느낀다고 합니다.
Q. 일주의 정신을 이어나갈 장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학교에서는 학생, 집에서는 늠름한 딸이고 아들이며 우리 일주재단에서는 자랑스러운 장학생입니다. 우리 재단은 무주상보시 정신을 가장 으뜸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베풀 때 교만하지 않아야 합니다. 의도를 가지지 않고 베푸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사회에서 도움 받을 일보다 베풀 일이 더 많을 겁니다. 베풀 일이 많다는 건 한편으론 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은 인정과 칭찬을 받게 될 거란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새로 선발된 장학생 분들은 이제 그룹홈에서 활동을 하실텐데, 그곳에서는 여러분과 다른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배울 점이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삶에 대한 아주 작은 조언을 하나 하고자 합니다. 저는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참고 견디기만 한다면 영원히 참고 견디다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말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준비하는 삶, 오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길 바랍니다. 내일 친구들이랑 재밌게 유럽 여행을 가려고 오늘 계획을 짜면 알찬 여행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준비입니다. 학창 시절은 여러분이 사회에서 꿈을 펼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이때 충실하지 않으면 힘듦니다. 계획을 잘 짜지 않으면 친구들과 여행가기 전부터 싸우는 것처럼 삶에 대한 준비를 재밌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 나가기 전에 할 준비를 재밌게, 공부도 힘들고 다 힘들겠지만 이를 즐겁게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 준비과정에서 기성세대의 것은 큰 틀에서만 참고하길 바랍니다. 여행계획을 짤 때 나이든 중년의 여행계획과 대학생의 여행계획은 다르듯이 여러분의 인생은 여러분이 가장 잘 이해하게 되어있습니다. 저나 부모님 같은 사람들의 조언은 참고만 하고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고민하여 개척하길 바랍니다.(웃음)
이동국 사무국장님과 인터뷰를 마치고 이임용 회장님의 흉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일주학술문화재단의 장학생이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길을 나선 선배들과 함께 걸어가는 동기 장학생들 그리고 새로이 만날 후배 장학생들 모두 일주의 그늘 아래 자신의 삶을 묵묵히 개척해 나아갈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귀한 시간 내주신 이동국 사무국장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일주기자단 6기 김현욱
“일주의 숲을 키워나가는 한 그루 나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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